5장 두고 갈게

여름이 골목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냠냐미는 잠꼬대중이었다.

우오오... 내 집 어디있냐미.

난 길고양이가 아니냐미...
이 몸은 돌아갈 곳이 있냐미... 우오오...

냠냐미가 눈을 팍 떴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휴우.

‘내 집이냐미.’

앞발로 방석을 꾹꾹 눌렀다.

‘히히.’

홈~~ 스~윗~ 홈~~~이 냐~미

사료 그릇은
아직도 비어있었다.

...

원이가 오는 골목을 바라봤다.

...

이 몸은 괜찮냐미!
잘하고 오라냐미!

...

냠냐미는 오늘따라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냠냐미의 입에 침이 고였다.

‘잔뜩 먹어야하니까...
좀 걷고 오자냐미. 키키.’

냠냐미는 어슬렁어슬렁 걸어나왔다.

‘일직선으로만 걷자냐미~’

저 앞에 아이가 쪼그려 앉아
치마 가득 뭘 줍고 있었다.

‘조개 줍냐미?’

아이에게 누군가 다가갔다.

데구르르.

“...왜 자꾸...”

“...행운의 돌...”

낮은 어른의 목소리와
속상한 아이의 목소리가
뜨문뜨문 넘어왔다.

납작한 돌이 냠냐미 앞에서 멈췄다.

호오. 반듯한 돌이 맘에 드냐미.
행운의 돌 당첨이냐미~

꼬르르.

!

‘비상모드냐미!’

냠냐미는 돌을 물고
다시 일직선으로 총총총 돌아갔다.

‘이제 맛있는 거 잔~뜩 올때까지
대기모드냐미~!’

냠냐미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햇빛이 드는 집 안쪽 구석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주 딱이냐미~’

네모난 돌은 자리가 생겼다.

✦ ✦ ✦

여자아이가 돌을 집어 들었다가
던지기를 반복했다.

“이것도 아니야.”

휙.

“이건 너무 네모나고 못생겼어.”

휙.

납작하고 네모난 돌이
데굴데굴 굴렀다.

지나가던 행인이
아이를 보고 말했다.

“얘야. 돌을 왜 자꾸
집었다가 던지니?”

“어... 행운의 돌을 찾고 있어요.”

“던지기보다는
내려놓는 게 어떠니?”

“...네.”

“행운을 빈다.”

행인은 가던 길을 갔다.

“그만~~ 가자~~”

저 멀리서 여자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동그란 돌이
제일 쉽다고 했는데...”

여자아이는 치마폭에 골라두었던 돌들을
우르르 내려놓았다.

“다 탈락이야.”

여자아이는 치마를 털고 일어나서
부르는 곳으로 뒤돌아 달려갔다.

수풀이 잠깐 흔들렸다.


✦ ✦ ✦

해가 자리를 바꿨다.

냠냐미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연이가 오는 골목을 바라봤다.

...

그리고
만들던 멜로디를 흥얼댔다.

꼬리가 하늘빛으로 물들었다.

(냐 냐냐 냐냐— 냐...냑.)

같은 곳에서 자꾸 멈췄다.

‘여기서 막히냐미.’

앞발로 턱을 괴었다.

꼬르르.

‘배고파서 집중이 안 되냐미...’

(냐 냐냐 냐냐— 냐...냑.)

바늘귀에서 놓친 실머리를 찾아가듯
냠냐미는 계속 흥얼댔다.

납작한 돌에 햇빛이 들었다.


✦ ✦ ✦

연이는 걷고 있었다.

‘큰맘 먹고 결제했는데...
졸음 참느라 필기도 못 하고,
...돈만 날렸네.’

어제 밤새 야심차게 기획한 게시글에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알림이 갔을 텐데... 다들 반응이 없네.’

슬슬 따뜻해진 바람이 불었다.

“벌써 여름이 오나...
날씨 때문인지 걱정 때문인지
목이 탄다 타.”

단체티를 입은 사람 몇 명이 피켓 옆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이어폰을 꽂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일정한 페이스로 연이를 지나쳤다.

남자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음료를 받은 채 일정하게 멀어졌다.

‘오, 더운데 잘 되었다.
나도 가서 받아야지.’

연이는 일부러 피켓쪽으로 걸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앞사람이 마지막 음료였나 보네.’

작은 문구가 깨알같이
적혀 있는 사탕이었다.

[간절한 자,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길이 보일 것이니]

연이는 받은 사탕을
바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연이의 머릿속에는
온통 어제 올린 옷의 반응으로 가득했다.

‘감감무소식이네. 후.’

(벨소리)

연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 왜.”

“참 일찍도 전화한다~
용돈 좀 주려고 했는데 차 떠났어~”

“무슨 학원? 거기 우리 집 근처인데?
말을 안 해줬는데 어떻게 알어 내가.”

“안 돼. 집 좁아.
지 필요할 때만 전화하고 말야.”

“알았어~ 일단 담에 이야기해. 어~”

연이는 통화를 끊고, 알림창을 봤다.

...

‘괜찮겠지?’

까악. 까악.

어디서 까마귀가 울었다.

“그래. 위로해줘서 고맙다.”

‘다들 확인을 못 한 건가?’

연이는 핸드폰 화면이
꺼질 틈을 주지 않았다.

‘아니, 아직도 안 나갔네.’

연이는 이마에 손을 짚었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발주를 늘린 건데...’

‘으아.
이러다가 재고만 잔뜩 쌓이겠네...’

‘가독성이 떨어지나?’

연이는 사진과 글을 다듬어 재업로드했다.

뚜룽.

바로 좋아요 알림이 떴다.

“그렇지!”

연이는 신이 나서 바로
좋아요를 누른 사람을 확인했다.

저번에 프로젝트를 도와준 답례로
연이의 모든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주겠다는 약속을
열심히 지켜주고 있는 지방의 사장님이었다.

“사장님이시군요...
약속... 잘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이는 하늘을 보며 큰 한숨을 쉬었다.

‘하... 이렇게 다 퍼주는데
사람들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별거 아닌 것들이 겹쳐
사람을 쳐지게 만드는 날이었다.

‘기분전환엔...
귀여운 게 최고지.’

연이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자신을 위한 음료수 하나와
고양이 간식을 종류별로 담았다.

꿀꺽. 꿀꺽. 꿀꺽.

“캬~ 살 것 같다.”

연이는 빈 음료수 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편의점을 나왔다.

“하얀 고양아~ 내가 간다~
맛있는 거 잔~뜩 가지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찾아가는 것은 문제없었다.

발걸음이 공원 쪽을 향했다.

연이는 들어오기 전에 멈춰
가방 속 봉지를 확인했다.

연어맛.
닭가슴살맛.
가다랑어맛.
참치맛.

그리고 투 플러스 원으로
공짜로 받은 두 개.

‘좋아했으면 좋겠다. 흐흐.’

연이는 다시 걸었다.

수풀을 지나 담벼락 아래.

「얌얌이집」 명패가 햇빛을 받고 있었다.

그 아래,
어제 그 하얀 고양이가 몸을
동그랗게 웅크리고 있었다.


✦ ✦ ✦

발소리가 들리자,

‘오!! 드디어 왔냐미.’

냠냐미는 벌떡 일어나
연이가 오는 쪽을 바라봤다.

“예쁜 고양이~ 나 왔어~~”

냠냐미가 연이 손에 든
봉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기에서 맛있는 게 나오냐미.’

연이가 봉지에서
고양이 간식을 하나씩 꺼냈다.

“자. 약속한 거.”

냠냐미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오오!!’

연이가 연어맛 츄르를 짰다.

한 입.
또 한 입.

‘키키. 진짜 잔뜩 사왔냐미.’

냠냐미는 정신없이 츄르를 받아먹었다.

닭가슴살맛도, 가다랑어맛도,
참치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냠냐미의 입주위에
츄르가 잔뜩 묻었다.

“입에 맞아? 잘 먹네~~”

냠냐미의 작은 배가 터질 듯 빵빵해졌다.

연이가 흐뭇하게 바라보며,
다 먹은 껍데기를 주워담았다.

“여기, 몇 개 더 있는데.
두고 갈게~ 흐흐.”

냠냐미가 입을 핥으며
내려놓은 곳을 봤다.

‘호우. 숨을 쉬기 힘드냐미.’

냠냐미가 옆으로 길게 누워서 숨을 골랐다.

연이는 한참을 말없이
배부른 냠냐미 옆에 있었다.

그림자가 옆으로 이동할때까지도
연이는 아무말이 없었다.

계속해서 핸드폰을 확인하고 닫고,
화면을 열었다가 닫았다.

...

‘오잉? 인간라디오가
오늘은 조용하냐미?’

냠냐미는 연이에게서
구겨진 기운을 느꼈다.

‘흠...’

냠냐미는 방울을 만지작대다가,
땅을 봤다.

‘비상용은 없는 셈 치는 거라
두 개 남았는데냐미... ’

연이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오늘 많은 일이 있었는데... 머리가 복잡하네.”

연이가 냠냐미를 보고,
멋쩍은 듯 웃었다.

...

“그 와중에
네가 보고 싶어서,
이리로 왔어.”

“내가 오늘 꼭 맛있는 거
들고 오겠다고 했잖아.
나 약속지켰지?”

고맙냐미~~
(냥냥~~)

연이가 활짝 웃어보였다.

냠냐미는 앞발을 들어
엄지를 올렸다.

냠냐미는 연이의 웃음 뒤에
가려지지 않는 그늘을 느꼈다.

둘은 서로의 옆에
그림자를 맞대고 있었다.

연이가 가방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더 줄 게 없나.”

배가 빵빵한 냠냐미가 뒷발을 쭉 뺐다.

연이가 아까 내려놓은 츄르 두 개가
집 안쪽으로 슥 들어갔다.

연이가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연이는 꺼낸 카드 모서리에
손가락을 대고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더니,

얌얌이집 안쪽에 있는
납작하고 네모난 돌 위에 살며시 뒀다.

“나.”

“내일도 올 거야.”

...

“근데 혹시.”

...

연이는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 내가 오기 전에 배고프거나,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거로 사 먹어!”

연이가 냠냐미를 보며 웃었다.

“아무한테나 가서...
이거 물고 가면 다 될 거야.”

...

“이거 신용카드야!
나 돈 잘 벌거든~~!”

...

냠냐미가 연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뭐든지... 주고 싶은 마음인 거냐미.’

연이는 그러고도,
가방을 한 번 더 뒤적였다.

더 줄 게 없나, 찾는 손이었다.

“아.”

연이는 주머니 속에서
아까 받은 사탕을 꺼냈다.

그것도 냠냐미 앞에 슬쩍 놓았다.

슥.

“이것도.”

“심심할 때 까먹어.”

...

그리고 연이는 냠냐미 앞으로
슬쩍 손을 내밀었다.

슥.

...

냠냐미는 제자리에서 연이를 봤다.

연이의 내민 손이,
머쓱하게 허공에 있었다.

연이는 금세 웃으며 손을 거뒀다.

“그래...!
천천히 친해지면 되지.”

연이가 말을 돌렸다.

“저거! 잃어버리면 안 돼~!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냠냐미가 가만히 카드를 봤다.

연이도 가만히 냠냐미를 봤다.

냠냐미가 연이를 쳐다봤다.

고맙냐미~
(냥냥~)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냐미.’

(냐냐앙냐앙~~)

냠냐미는 기분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냠냐미는 연이의 구겨진 기분을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하나가 남냐미.’

냠냐미는 방울에 손을 갖다댔다.

톡.

방울이 열렸다.

냠냠볼이 두 개 반짝였다.

“우와~!”

열리는 방울만으로도
연이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냠냐미는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졌다.

‘이 정도로 놀라냐미. 후후.
더 멋진 걸 보여주겠냐미.’

냠냐미는 냠냠볼 하나를 꺼내
왼 앞발에 올려놓고,
오른 앞발을 높이 들었다.

연이의 눈이 커졌다.

냠냐미는 꼬리를 살랑이며
냠냠볼의 정중앙을 내려쳤다.

탕-

냠냠볼은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졌다.

“와~~~ 너 진짜
대단한 고양이구나!!”

연이가 연신 물개박수를 쳤다.

기대보다 더한 반응에 냠냐미의
어깨와 콧구멍이 하늘을 향했다.

냠냐미가 반쪽을 입에 넣고,
남은 반쪽을 연이에게 건넸다.

오물오물.

캬. 에너지가 차오르냐미
(냐— 냐하아아아냥)

“이거 나 주는 거야??”

냠냐미는 끄덕이며
앞발을 한 번 더 내밀었다.

먹으면 기분이 훨씬 좋아질 거냐미.
나도 아끼는 걸 주는 거냐미

(냐냐앙냐냐앙냐앙. 냐아아냥냥나냥.)

‘숨겨 논 간식 나눠주는 거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연이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냠냐미를 봤다.

“잘 먹을게. 사람이 먹어도 되는 거지? 크크.”

연이가 냠냠볼 반쪽을 받아먹었다.

푸른빛이 둘 사이를
잠시 일렁이다 사라졌다.

에너지가 실처럼 온몸을 타고 흘렀다.

연이가 오른팔 이두박근을 만지며
보디빌더 포즈를 했다.

“뭔가...!
힘이 나는 것 같아!”

연이의 귀가 갑자기
꽉 막혔다가 확 풀렸다.

냠냐미가 말했다.

“기분이 좋아졌냐미?”
(냐아옹?)

“흐엑? 지금 나한테
기분이 좋아졌냐...미?라고 했어??”

연이는 그동안 동물에게
진심으로 말을 걸었던 순간들을 생각했다.

...

연이의 눈이 빛났다.

‘간절하게 바라면
정말 언젠가는 이루어지는구나...!’

“기분? 당연하지!
기분 너무너무 좋아!”

“나 이렇게 제대로 느끼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나 지금 너무 행복해! 하하하!”

연이의 모습 위로
전보다 더 선명한 잔상이 떠올랐다.

“오? 연이도 펠다였냐미!”
(냐? 냐옹냐야옹!)

“펠다? 그게 뭐지.
그래 뭐든 너무 좋아! 하하하.”

연이의 신난 목소리 뒤로,
냠냐미의 표정이 풀렸다.

‘오... 다시 인간라디오로 돌아왔냐미.
히히. 듣기 좋냐미~’

“간식 고맙냐미~ 펠다 최고냐미~”
(냐나냥냥~ 냐옹냐냐냐~)

“하하하 그래. 펠다 최고냐미~~”

연이는 자리에서 오래 웃었다.

“아 근데 예쁜 고양이 이름은 뭐야?
냐미냐미?? 나비나비??”

“냠냐미냐미.”
(냐아냐앙.)

“냐미냐미 하는 거보니까
냐미냐미가 이름인가?”

“냠~!냐~!미~! 냐미.
냐미는 말끝마다 붙는 거냐미!”
(냐~~아냐~앙! 냐옹냐!)

“냠~!냐~!미~~~!!구나~~”

연이는 손끝으로 박수를 쳤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고양이 이름은 냠냐미구나~~”

연이가 호들갑을 떨며
예뻐라해주는 말들이
냠냐미는 부끄럽지만 듣기 좋았다.

그르릉. 그르릉.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뚜룽.
뚜룽.

아침에 올렸던 게시글에 좋아요와 댓글이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반응이 온다.’

연이가 일어섰다.

“냠냐미!!! 네 덕에 오늘 기분 완전 좋아졌어!
나 내일도 여기 또 올 거야~!”

연이는 양 손을 크게 흔들며 멀어졌다.

“맛있는 거 들고 또 올게~~~”

냐~ 내일은 다른 맛으로 부탁하냐미~
(냐~ 냐옹아옹냐앙~)

냠냐미도 앞발을 들어 인사했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연이의 뒷모습이,
들어올때보다 훨씬 가벼워 보였다.

혼자 남은 냠냐미는
연이가 완전히 사라져
점조차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봤다.

냠냐미는 카드 쪽으로 다가갔다.

‘...고양이가
카드를 어떻게 쓰냐미...’

앞발로 카드 끝을 만져봤다.

냠냐미는 카드를 뒤집어보지도,
들어보지도 않았다.

연이가 놓아 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냠냐미는 한참을
그 앞에 서서,

놓인 카드를 봤다.

참 예쁜 마음이냐미.

공원 바닥엔 봄비를 맞고
일찍이 떨어진 커다란 플라타너스 잎들이
몇 장 뒹굴고 있었다.

‘요게 좋겠냐미.’

냠냐미가 그중에
가장 푸른 잎을 한 장 들고 왔다.

그리고
카드 위에 살며시 덮어뒀다.

냠냐미가 잎을 앞발로 토닥토닥했다.

‘정말, 고맙냐미.’

하늘을 올려다보니
낮에는 보이지 않던 달이 선명하게 보였다.

‘반달도 간식을 잔뜩 먹었나 보냐미. 키키.’

냠냐미가 방석 위에서 흥얼대기 시작했다.

꼬리에 하늘빛이 올라왔다.

(냐 냐냐 냐냐— 냐...냑.)

아까 막혔던 자리에서 또 멈췄다.

...

‘흠.’

...

이럴 땐 간식이냐미~!

냠냐미는 뒷발로 밀어둔
츄르를 가지고 왔다.

냠냠.
냠냠.

‘이건 맛있는데
배가 금방 꺼지냐미.’

하나 남은 츄르도 까먹었다.

냠냠.
냠냠.

냠냐미의 배가 뽈록 올라왔다.

자~ 다시 해볼까냐미!

(냐 냐냐 냐냐— 냐...냑.)

앞발과 뒷발에도 하늘빛이 옅게 올라왔다.

...

(냐 냐냐 냐냐— 냐...냐)

...

냠냐미의 노래소리가
점점 뜸해졌다.

방석 위에 동그란 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하늘빛으로 물든 네 발이
하얗게 돌아왔다.

고롱. 고롱.


✦ ✦ ✦

가로등 불빛에
그림자가 들어왔다.

골목 안으로 조용한
발걸음이 따라 들어왔다.

사료 봉지를 손으로 받치는 낮은 소리.

사르륵.

사료가 그릇에 소리없이 쌓였다.
빈껍데기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우오오... 여긴 어디냐미...
(우오오... 냐아아...)

냠냐미가 잠꼬대를 했다.

발자국이 자리에 잠시 머물렀다.

그리고 다시 조용하게 멀어졌다.

카드 위 잎이 돌 위에서
바람에 흔들렸다.

수풀에 바람이 스쳤다.
수풀은 움직이지 않았다.

✦ ✦ ✦

5장 「두고 갈게」 끝 · 6장에서 계속

이 장에 다녀간 발자국

이 장에 다녀간 발자국

잔잔한 동화같은 느낌이 계속 곱씹어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잔잔한 동화같은 느낌이 계속 곱씹어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세일러서니

타생지연(他生之緣)이라는 말이 있대. 우리 같이 더 걸어볼래?

타생지연(他生之緣)이라는 말이 있대. 우리 같이 더 걸어볼래?

틱톡시아중

연이와 원이는 언제 만날까?

연이와 원이는 언제 만날까?

도깐짱

연이왔네 휴 ㅎㅎ 소설이 뭔가 흐뭇하고 찡하고 요즘 빠른 미디어만 보다가 진짜 너무 좋아요

연이왔네 휴 ㅎㅎ 소설이 뭔가 흐뭇하고 찡하고 요즘 빠른 미디어만 보다가 진짜 너무 좋아요

봉봉

배고파서 집중이 안 되서 이럴땐 간식이지 하고 츄르 풀코스때리고 잠듬 ㅋㅋㄹㅋㅋㅎㄹㅋ 독서실에서 나같다 ……

배고파서 집중이 안 되서 이럴땐 간식이지 하고 츄르 풀코스때리고 잠듬 ㅋㅋㄹㅋㅋㅎㄹㅋ 독서실에서 나같다 ……

감성힐링완전좋아

여자애가 네모나고 못생겼다고 던진 돌이 냠냐미한텐 행운의 돌 당첨. 그 돌 위에 카드가 놓이고, 그 위에 잎이 덮임. 버린 돌이 이 장 전체를 받치고 있음. 맞물리는게 탄탄하네요. 라디오 스케치북도 그렇고.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여자애가 네모나고 못생겼다고 던진 돌이 냠냐미한텐 행운의 돌 당첨. 그 돌 위에 카드가 놓이고, 그 위에 잎이 덮임. 버린 돌이 이 장 전체를 받치고 있음. 맞물리는게 탄탄하네요. 라디오 스케치북도 그렇고.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메롱지마

남냐미의 우오오~~사슴이야?? 발자국 두고 갈게~~

남냐미의 우오오~~사슴이야?? 발자국 두고 갈게~~

EMT 민이는 달이좋아

카드 뒤집어보지도 들어보지도 않고. 잎만 덮어놓고 정말, 고맙냐미 참 문장들이 별것아닌것같은데. 상황이랑 보면 엄청 여운이 남는.. 6장을 주세요

카드 뒤집어보지도 들어보지도 않고. 잎만 덮어놓고 정말, 고맙냐미 참 문장들이 별것아닌것같은데. 상황이랑 보면 엄청 여운이 남는.. 6장을 주세요

여린왕자

머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은 펠다들은 다 똑같은거같다 냐미~ㅎ

머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은 펠다들은 다 똑같은거같다 냐미~ㅎ

반창고

내려놓을것을 던지지는 말자.

내려놓을것을 던지지는 말자.

촉새

펠다가 또 한 명 늘었다. 냠냐미는시아인것이야~~근데 고양이한테 카드 주면 안돼~ 원이가 돌아 온건가...

펠다가 또 한 명 늘었다. 냠냐미는시아인것이야~~근데 고양이한테 카드 주면 안돼~ 원이가 돌아 온건가...

차니맘

새로운 펠다가 일이 잘 안풀려속상헸는데 냠냐미로인해 일이잘풀린느낌

새로운 펠다가 일이 잘 안풀려속상헸는데 냠냐미로인해 일이잘풀린느낌

별보러갈래

나 돌아갈곳이 있냐미

나 돌아갈곳이 있냐미

터벅

📖✏️ 두고 갑니다. 근데요, 저는 가득 들고 갑니다.

📖✏️ 두고 갑니다. 근데요, 저는 가득 들고 갑니다.

문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