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너의 이름

바람막이 천이
밤새 펄럭였다.

✦

냠냐미는 방석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

‘목소리가 아직도
잘 나오지 않냐미...’

...

냠냐미가 앞발로 목을 만졌다.

‘왜 이렇게
밑 빠진 독처럼
힘이 빠지냐미...’

✦ ✦ ✦

제법 쌀쌀해진 바람에
해도 슬금슬금 늦게
골목을 들어왔다.

아침 서리는
낮이 되어도 녹지 않았다.

✦

냠냐미가 눈을 비볐다.

‘또 눈곱인가냐미.’

눈앞에
작은 푸른 점 하나가
떠다니다가 사라졌다.

냠냐미가 앞발을 봤다.

어제보다 더
투명해져 있었다.

...

‘...감기가
아닌 걸까냐미...’

...

...

‘설마... 이렇게...
...사라지는 거냐미?’

...

✦

냠냐미는 모닥불 앞에서
노래를 듣던 펠다들의 얼굴과
눈빛을 떠올렸다.

그리고 희미해져 가는
앞발을 꽉 쥐었다.

✦

‘한 번 더,
줄 수 있을까냐미.’

냐-냐-냐-냐 냐냐냐...

흥얼거리는 냠냐미의
꼬리가 하늘빛으로 물들었다.

앞발과 뒷발도
같은 빛으로 물들었다.

얼굴엔 벌써
줄무늬가 올라왔다.

✦

노래를 만들던 냠냐미의 눈에
클로버를 말렸던 스케치북이 들어왔다.

✦

‘구미묘... 고마워.
잘 간직할게!’

‘예쁘게 코팅해서!
가방에 달고 다닐게!’

그리고,
주인을 기다리는 클로버 하나.

✦

...

‘...서둘러야겠냐미.’

냐-냐-냐-냐 냐냐냐
냐냐냐 냐-냐냐 냐냐...

냠냐미 주위로
푸른빛이 일렁였다.

얌얌이가 눈을 감고
옆에서 가만히 들었다.

✦

멀리서 인기척이 들렸다.

옆에 있던 얌얌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

다가오는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했다.

“아니~ 무언가를 내가 좋아할 수 있다는!
이 감정!이 좋다는 거지~”

“그러다가 미워지는 거라고?
내 맘대로 안 되니까?
에이~ 난 그런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폰에 대고 발랄하게 떠드는
여자 목소리였다.

“어 잠깐만, 오빠 전화 왔다.
남은 이야기는 이따 다시 하자 엉~~”

냠냐미가 골목 입구를 쳐다봤다.

‘저번에 들었던 목소리 같냐미?’

골목 입구를 확인하는
냠냐미의 눈동자가 까맸다.

줄무늬와 네 발의 색은 이미 빠지고,
꼬리의 하늘빛도 흐려지고 있었다.

✦ ✦ ✦

밝은 갈색 머리.

자글자글한 펌.

커다란 링 귀걸이.

몸집의 두 배만 한
아우터가 사부작댔다.

알 수 없는 영어가 쓰여 있는
딱 달라붙는 상의에
바지통은 땅을 쓸 만큼
길고 낙낙했다.

여자는 공원 산책로를
이쪽으로 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며
쉴 새 없이 통화 중이었다.

“아니 오빠, 이 근처 정말 맞아?
주황색 지붕이 어디 있다는 거야?”

“아 그니까 무슨 노래냐구~
말만 하지 말고 한번 불러보라니까~~”

“또 또. 애니멀커뮤니케이터 타령 시작이네~~
그런 게 어디 있어?
들리면 다 듣는 거지.”

“공원만 다니는 거 아니거든~!
학원 가는 길인데
여길 지나야 해서 그런 거야~”

여자가 답답한 표정으로
폰을 어깨로 잡고,
잎이 몇 장 안 남은
마른 풀가지를 꺾었다.

그리고 남은 잎을
하나씩 뜯었다.

‘만난다. 안 만난다.
만난다. 안 만난다...’

“아 어어 듣고 있어. 나야 성실하지~
응 맞아. 내 학원비는? 결제했어?”

“엥? 카드를?
아직도 안 만들었어?”

폰 너머로 고양이 울음소리가 넘어왔다.

“옆에 고양이 소리는 뭐야?”

곧이어 우당탕탕 소리와
외마디 외침도 넘어왔다.

“...어이구... 난리 났네. 나비나비는 또 누구셔.
...서로 집 깨끗하게 쓰기로 했다~~!!”

“알겠어~ 나 끊는다~~”

여자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보조배터리를 꺼내서
폰에 연결했다.

“배터리가 50프로 이하로 떨어지는 걸
참지 못한다구요~ 보조배터리는 필수죠~”

✦

여자가 수풀을 지나 걸었다.

“어?? 방금.”

여자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

“아닌가.”

여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앞으로 움직이려다,
다시 뒤를 돌았다.

“맞는데.
나 지금
들리는 거 같은데?”

여자가 수풀 앞에서 멈췄다.

“이쪽인가...?”

수풀 쪽에서
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했다.

여자가 지나가는 남자를 붙잡고 물었다.

“저기요!!
지금 무슨 노랫소리 들리나요?”

남자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 아니요?”

“그래요~??
안 들리시는구나!
감사합니다~! 하하하.”

남자가 이상한 여자를
봤다는 표정으로 가던 길을 갔다.

여자가 기뻐서 방방 뛰었다.

“들리는데...?
나는 들리는데? 크크크.”

여자는 수풀의
잔가지를 걷었다.

“여길 지나야 하는 건가?”

마른 수풀 사이로
멀리 주황색 지붕이 보였다.

여자의 커다란 눈이
더 커다래졌다.

“...찾았다!”

...

‘만난다...!’

희미하게 들리던 노랫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여자의 심장 뛰는 소리만 쿵쿵 들렸다.

✦ ✦ ✦

멀어졌던 발걸음이
다시 골목을 향해 오고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냐미.’

작은 체구에
시원시원한 발걸음.

바지통이 공원 바닥을 쓸며
이쪽으로 왔다.

‘이 사람도
펠다인 걸까냐미?’

여자는 얌얌이집 앞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꺄아~~~~”

냠냐미의 귀가 움직였다.

‘며칠 전부터 계속
이 근처에서 떠드는 목소리가
이 사람이었냐미.’

“냠냐미??”

여자는 양손을
양볼에 대고 말했다.

“...너~무 예쁘다!!”

냠냐미를 보는 여자의 눈에는
별을 박은 꿀이 떨어지는 듯했다.

냠냐미가 아무렇지 않게
털을 골랐다.

‘근데 이 사람은 누구냐미...?
내 이름은 어떻게 아냐미?’

“우와~~ 듣던 것보다
훨씬 더 새하얗네?”

여자는 찬찬히 냠냐미를
살펴봤다.

“방울은...
잃어버린 건가...?”

냠냐미의 복실한 털 사이로
방울 하나가 보였지만,
지나가는 눈으로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

여자는 물어보지 않은 말들을
들뜬 표정으로 내려놓고 있었다.

“노랫소리를 딱! 나만 듣는 거야!!
내가 옆 사람한테 물어봤잖아.
나 완전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을 거야. 하하하.”

냠냐미가 여자를
천천히 훑어봤다.

...

‘아까 만들던 노래를...
듣고 온 걸까냐미?’

냠냐미는 이 여자가
궁금해졌다.

✦

“사실 보고 바로 가려고 했는데,
보니까!! 이거이거! 갈 수가 없네~~”

여자는 아직도 이야기 중이었다.

...연이가 여자가 된 거냐미?

(낡.. 냐)

고양이 소리가
더듬더듬 새어 나왔다.

✦

여자가 놀란 눈으로
냠냐미를 쳐다봤다.

“저런!! 냠냐미야,
목 아픈 거야?”

“앗. 내가 너무 혼자 떠들었지?
너무 반가워서... 크크.”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작게 속닥였다.

“여기 맨날 오던 연이가 내 오빠야~!
오빠는 일이 잘 되어서 지방으로 내려갔어.
난 학원이 이 근처라 올라왔고.”

“서로 집을 바꾼 거지 크크.
네 얘기 많~~이 들었어.”

“거기서 갑자기 웬 고양이를 키우나 보던데.
나미나미인가 나비나비인가~
사장님 되고 정신 되게 없나 봐~”

냠냐미의
꼬리가 천천히
내려갔다.

‘아하.
바쁜 건 좋은 거냐미.’

...

냠냐미가 땅을 봤다.

발 아래
땅이 흐릿하게 보였다.

‘투명해지는 게...
다들 보이지 않는가 보냐미.’

...

‘그나저나...
동생도 인간라디오냐미...’

✦

연이를 닮은 재잘대는 목소리는
그간 함께한 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어쩐지 정말 닮았냐미.’

✦

아! 클로버..!

‘연이를 닮은 클로버가
더 시들어버리기 전에
동생에게 전해줘야겠냐미...’

냠냐미가
바람막이 천 안으로
들어갔다.

✦ ✦ ✦

냠냐미가 연이의 클로버를
집지 못하고 쳐다만 봤다.

그사이 클로버는
더 시들어 있었다.

플라타너스 잎도
말라 뒤집혀
푸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아래로
카드의 뒷면
마그네틱 선이 보였다.

...

‘카드도,
같이 줘야겠냐미.’

‘고맙냐미. 연이.’

✦

냠냐미가 클로버를 들자,
이미 너무 마른 클로버는
힘없이 부서져 버렸다.

..!!

냠냐미의 수염이 떨렸다.

...

...

‘살살 주워서
주면 되냐미.’

살살...

냠냐미는 부서져
땅으로 떨어진 클로버를
집어 올리려 땅을 꼬집었다.

집는 앞발에
힘이 자꾸만 빠졌다.

만지작거릴수록
클로버는 더 잘게,
잘게 부서졌다.

......

‘...줄 수 없게,
되었냐미.’

냠냐미가 잘게
부서져 버린
클로버를 바라봤다.

...

‘잘 되었냐미.
시든 건 주고 싶지 않았냐미.’

냠냐미의 흐려져 가는
앞발이 떨렸다.

✦

냠냐미는
부서진 클로버 조각들을
바닥의 흙과 함께 모았다.

그리고
네모난 돌 앞에
봉긋하게 쌓았다.

‘연이를 닮은 클로버를
다시 찾아줘야겠냐미...’

냠냐미가 갈색으로 변한 잎을
봉긋한 흙 위에 올려두었다.

✦

냠냐미의
몸이 휘청였다.

‘얼마나 더...
이곳에 있을 수 있을까냐미.’

...

냠냐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몸에 힘을 주었다.

카드라도
돌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냐미.

마그네틱 선 아래로
서명이 보였다.

‘꼬부랑 글씨가
연이 머리카락 같냐미.’

냠냐미는
카드를 들고
서명을 들여다봤다.

「우 연」

...

냠냐미가 자리에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

냠냐미는
가슴에 카드를 대고
연이와 함께했던 시간을 생각했다.

...운명처럼 다가온
연이의 몽땅이름은,
...
우연이었냐미.

✦ ✦ ✦

냠냐미가
바람막이 천을
열고 나왔다.

입구 앞에 여자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여자가
기뻐하며 말했다.

“와~~ 냠냐미야~~
다시 나와줄 것 같아서
기다렸어!!! 크크.”

냠냐미가
물고 온 카드를
여자 앞에 내려놨다.

“에엥? 이거 오빠 카드잖아?
이렇게 중요한 걸 다~~ 흘리고 다니고...
정신을 어디에 두고 다니는 거람.”

여자가 손뼉을 짝 쳤다.

“잘됐다. 찾아준 김에
이걸로 결제해도 되냐고
물어봐야지~”

“고마워~!
냠냐미야~~”

여자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용돈 받아서 냠냐미 맛있는 거
잔~뜩 사 올게 약속!”

냠냐미가 손가락을 보고
멀뚱하게 서 있었다.

“냠냐미 대신!
내가 걸게~~ 크크.”

여자가 다른 손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렇게 약~속하는 거야.
꼭 지키겠다는 거지~!”

서로 다른 새끼손가락이
걸린 모습을 보고 냠냐미는
무언가가 생각나려다 말았다.

✦

라디오처럼 쉬지 않고
떠드는 말들이
냠냐미 귓바퀴 밖을
한 바퀴 돌아 흐르고 있었다.

냠냐미가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빨리 다가온 사람은,
빨리 떠날 수 있냐미...’

뒤로 물러나는
냠냐미를 보고
여자가 말했다.

“아!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다!
너무 귀여워서. 미안해.”

여자가 저만치 거리를 두고 앉았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여기.”

“이 정도 거리에서,
좋아해도 돼?”

✦

...

냠냐미가 반 발짝
앞으로 가서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냠냐미를 쳐다봤다.

“난 너무 아쉬워.
널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듣고만 있던 냠냐미가
바로 대답했다.

아니냐미!
지금이 제일 좋을 때냐미!

(나얅...ㅇ)

전하고 싶은 말은
고양이 울음소리로도 전해지지 않았다.

“냠냐미야, 괜찮아?”

여자가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봤다.

“다가오고 싶을 때
지금처럼 와줘.
난 여기 있을게.”

여자가 앉은 자리에서
손을 머리 위로 크게 흔들었다.

“기다리는 거
나 완전 잘해~ 흐흐~”

✦

냠냐미가 한 걸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둘의 그림자가 닿았다.

그때,
여자의 모습 위로
하늘색 세잎클로버 잔상이 피어올랐다.

!!

여자를 보는 냠냐미의
눈빛이 미묘하게 부드러워졌다.

✦

“여기 네 앞에 오면,
속에 있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고
오빠가 그러더라.”

“가끔 네 말이
들릴 때도 있었대.”

냠냐미가
여자를 올려다봤다.

“나도 네가
‘그래그래~ 나를 실컷 좋아해도 돼~’라고
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아. 크크.”

여자가 벌떡 일어났다.

“흐엑! 내 정신 좀 봐.
나 학원 가야 하는데!!”

“냠냐미야~~ 우리 또 보자~!!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여자는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며
요란하게 손인사를 했다.

“냠냐미야~~! 사랑해~~~”

그리고 멀어졌다.

냠냐미가 여자가 사라진
골목 입구를 지켜봤다.

‘이름도
안 알려주고 갔냐미.’

✦

‘빨리 다가온 사람이...
오래 있을 수도 있는 걸까냐미.’

냠냐미는 방석 위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앞발을 모았다.

‘...펠다들이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냐미...’

하루가 다르게
달은 가늘어졌다.

✦ ✦ ✦

다음 날 해 질 무렵,
정이가 왔다.

꽤나 빵빵해진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집에다가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올라왔어.”

“마지막으로, 진짜 한 번만 더,
최선을 다해보려고.”

정이가 주먹을 내밀었다.

“냠냐미 화이팅 빔 받고,
들어가야지.”

주먹을 내미는 정이에게
냠냐미는 화이팅 빔을 콩 해주었다.

화이팅 빔~~

(...)

“냠냐미 어디 아파?”

걱정스러운 투로 정이가 물었다.

“목소리에 기운이 하나도 없네.
밥은 잘 먹는 거지?”

잘 먹냐미!
걱정 말라냐미!

(...)

정이는 냠냐미의 대답을 기다렸다.

냠냐미는,
정이가 더 걱정할세라.

얼른 따봉발을 보여줬다.

정이가 웃었다.

“그래, 따봉!”

따봉!

“냠냐미 따봉, 믿고 간다.
다녀올게!”

✦

정이가 바닥에 두었던
가방을 집어 올렸다.

코팅된 클로버가
반짝 빛났다.

노을빛에,
정이의 이름표가 보였다.

「여 정」

...여정.
정이의 몽땅이름은 여정이냐미.

✦ ✦ ✦

원이가 왔다.

“구미묘!~
목은 좀 괜찮아??”

왔냐미!

(야.. 얅)

‘이젠 매일 하던 인사도
하기 힘들어졌냐미...’

“바람이 차서 그런가...
아직도 목소리가 안 좋네.”

원이가 흐트러진 바람막이 천을 매만졌다.

‘원이의 몽땅이름은
뭘까냐미?’

원이는 몽땅이름이 뭐냐미?

(야.. 얅)

“우리 구미묘,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냠냐미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면 약이라도 타올까?”

원이는 몽땅이름이 뭐냐미?

(야.. 얅)

“아이구 알겠어. 알겠어.”

냠냐미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길게 울려 했다.

...원이는 앞에 이름이 뭐냐미!!

(얅ㄹㄱ..)

힘이 다한 주둥이에서는
그저 작게 찢어지는
소리만 새어 나왔다.

......

“알겠어...
병원 무서워하는 거는 다 똑같구나.
그러니까 잘 쉬어야해...”

✦

...히잉.

냠냐미의 귀가 축 처졌다.

✦

“맞다. 우리 구미묘 사료 거의 다 먹었더라~
이번에 목 나으면 약속했던 특식!
김밥 사 올게~ 얼른 낫자!”

원이는 사료를 채우고
물을 갈아주며 말했다.

“오늘 엄마 아빠가 잠깐 들어오셨어.
오랜만에 외식하고 오려고.
요 앞에 벤치에 계셔서 금방 가야 해.
곧 찾으실 거야.”

냠냐미는 원이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봤다.

‘원이 몽땅이름...
궁금했는데냐미.’

“얼른 밥 먹고 올게!”

원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구원~~!! 어디 있어, 우리 간다!!”

“아악!!!!
밖에서 성까지
부르지 말라니까요옷!!!”

“멋진 이름을
왜 부르지 말라고 해? 껄껄.”

“그러게 빨리빨리 나와야지.
너 어디 있다 온 거야?”

“잠깐 공기 좀 쐰 거예요.
가요, 맛있는 집 알아놨으니까
남기지 말고 배 터질 준비들 하세요~~”

웃음소리가 멀어졌다.

말소리가 따라 멀어졌다.

...

‘원이의 몽땅이름은...
구원이었냐미.’

이름들이 다 예쁘냐미. 히.

✦ ✦ ✦

...이렇게 행복한데
나는 왜 자꾸... 투명해지는 거냐미.

...

...나는
이렇게 죽어야 하는 거냐미.

냠냐미의 수염이
아래로 추욱 처졌다.

훌쩍.

“죽긴 왜 죽어.”

수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냠냐미의 수염이
위로 튕기듯 올라갔다.

나 안 죽냐미?

냠냐미가
수풀 속으로 들어가
목소리를 따라 걸었다.

“아마도,
죽는 건 아닐 거야.”

“...이곳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엑?! 그건 또 무슨 소리냐미?!

냠냐미는 목소리를 따라 계속 걸었다.

✦

“...너도 봤잖아.”

내가 뭘 봤냐미...?

“옆에 잔뜩 있는데
안 보여?”

뭐가 잔뜩 있다는 ㄱ...

갑자기 푸른 무언가가
냠냐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이... 이게 뭐냐미??

냠냐미의 몸이
푸른빛 속에서 일렁였다.

✦

파란 꽃밭.

회색 별.

폐허.

커다란 나무가 있는 정원.

정원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

하하 호호 웃는 사람들.

수군거리는 사람들.

끊어진 필름이
제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처럼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들이
툭툭 끊기며 지나갔다.

뿔이 난 사람.

하늘을 나는 사람.

꼬리가 달린 사람.

얼굴은 지워진 채,
알 수 없는 형체들이
빠르게 스쳐 갔다.

✦

냠냐미가 앞발로 머리를 잡았다.

‘어...어지럽냐미.’

눈앞에 은빛 고양이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넌 뭐냐미...?

얌얌이가 입을 열었다.

✦ ✦ ✦

14장 「너의 이름」 끝 · 15장에서 계속

이 장에 다녀간 발자국

이 장에 다녀간 발자국

너의 이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근데..왜 자꾸 눈물이나려는걸까요??ㅜ

너의 이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근데..왜 자꾸 눈물이나려는걸까요??ㅜ

샤니

보는내내 너무슬프네 ㅜㅜ 냠냐미 ㅜㅜ 울음다 날려고하네 흑흑

보는내내 너무슬프네 ㅜㅜ 냠냐미 ㅜㅜ 울음다 날려고하네 흑흑

별보러갈래

뭐지? 이 번화는 읽는 내내 눈물이 난다...내가 아파서 그런걸까? 냠냐미.. 왜 자꾸 눈물이... 일단 좀 울께..

뭐지? 이 번화는 읽는 내내 눈물이 난다...내가 아파서 그런걸까? 냠냐미.. 왜 자꾸 눈물이... 일단 좀 울께..

차니맘

어떻게 보면 글을 쓴다는 건 불특정 다수에게 나라는 사람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 글에 쓸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 온 작가님에게, 이 글을 보여 준 작가님에게 더 애정이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어떻게 보면 글을 쓴다는 건 불특정 다수에게 나라는 사람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 글에 쓸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 온 작가님에게, 이 글을 보여 준 작가님에게 더 애정이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문우리

우연, 여정, 구원....

우연, 여정, 구원....

촉새